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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푸코의추.
65 2002.06.14. 00:00

시간이 마치 배설물의 그것처럼 너무 빨리 블랙홀 속으로 사라져간다. 아침에는 선거후보자들의 인사와 광고방송으로 시작하고 저녁에는 월드컵 중계방송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테리우스의 어울리지 않는 유치하지만 나름대로 카타르시스한 골 세레머니를 보며 "역시 잘생긴 애들은 행동도 멋져~~~~" 를 연발하며 남편 눈치를 본다.-_- 아침 뉴스에서 본 중국공관원들의 한국외교관원들 폭행장면... 우리가 무언가에 이토록 열광하며 다른것에 무관심 할때. 별로 멀지도 않은 그곳에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는데 우리는 알지도 못한채 하루밤을 보냈던거다. 또 우리는 얼마나 소극적으로 대처할 것인지. 얼마나 우리의 권리를 찾고 얼마나 부조리한 것들과 맛설수 있을지. 인권과 도덕은 너무 쉽게 무언가에 의해 늘 자주 허물어진다. 어느날 아침에 바라본 어느 구청장 후보의 트럭광고차... 아무도 쳐다봐 주지 않는 그의 트럭이 내 앞을 천천히 지나갔다.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트럭 위에서 자신의 얼굴이 크게 확대된 인쇄판을 등지고선 그의 표정은 동물원의 원숭이 보다 더 주름지고 우울하고 쓸쓸했고 그의 깔끔한 양복과 앞에 세워둔 마이크는 마치 그와 한몸이 되듯 금방 허물어질거 같았다. 그는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서였을까..아니면 관심 없는 유권자들에게 한표를 지지하고 나서기에는 이제는 너무 지쳐버린 것이었을까. 왜 표정관리를 그토록 더럽게 못했나. 그들은 무엇을 위해 자존심을 내던졌을까. 누구에게 그렇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너무 무표정하고 냉정했다. 퇴근길의 버스 안에서 어느 팝가수의 "파이널카운트다운" 이 흘러나온다. 그 얼마 되지도 않은 옛날..우주탐사선이 폭발하고 우주비행사들이 숨졌을때 그때를 기념하기 위해 나온 노래였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그런 노래치고는 꽤 경쾌했다. 죽은 그들은....우주선이 발사되는 순간 그들의 죽음을 미리 알았을까. 이렇게 비장하다 못해 명랑하기까지한 이 노래가 그들의 장송곡이 될줄 알았을까. 개인의 희생을 발판으로 하는 역사는 오늘도 쓸데없이 진지해져버린 나를 조롱하는듯 여전히 시끄럽다. 왜 세상은 온통 이리도 화나는 일 뿐일까. 이런 작은 이름없는 구성원으로 사라져 갈바에 차라리 무인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