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어둠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일들을 잊어왔지만 가끔 잊을만 하면 생각 나는 일이 있다. 아니 후회스럽다고 해야 맞겠지... 일년전인지..이년전인지..삼년전인지...자주 다니던 피씨방이 있었다. 그곳에는 어둠의전설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둠을 한참 하다가 지루해지면 스타크래프트도 하고..그렇게 즐거운 한때를 보냈었다. 어느날 그곳에 낯선 여자가 찾아왔다. 가냘픈 첫인상이 어둠의전설을 하는 게이머였을줄은 몰랐는데 누군가의 소개로 어둠의전설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서 온거 같았다. 작은 체구와는 다르게 그녀는 어둠을 능동적으로 즐겼다. 사냥도 자주 다니고 옆 사람들 부추겨서 자기 캐릭 키워주는 것도 잘 하고.. 뭐랄까 참 활발하게 이것저것 게임의 여러단면을 즐기는거 같았다. 키워주기를 싫어하던 나는 옆에서 보기에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같은 여자라고 옆자리에 앉아서 말도 걸어주고 붙임성 있게 대하는 그녀에게 나는 그런 마음이 점점 사라져갔다. 활발한 성격탓에 친구도 따르는 동생들도 많은듯 했다. 그녀는 게임을 하다가 싸움도 곧잘 하고는 했는데 그러면 바로 전화통화를 해서 풀어버리는 스타일 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된통 지저분한 놈을 만났나보다. 전화통화를 하던 그녀는 너무 억울하고 분한지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나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전화통화를 하자마자 심한 욕설을 그녀에게 마구 퍼부었다는 것이다. 게임에서 싸우고 말지 뭐하러 전화통화까지 하나..라고 여겼던 나는 그런 그녀의 하소연을 한쪽귀로 흘리면서 한참 앉아서 들어주는 척했었다. 늘 그 싸움의 원인이 아이템이었던지라.....별로 관심 갖지 않으려 했었다. 그런 어느날 같은 겜방의 동생이 이벤트를 해서 당시에 몇개밖에 안되는 복실이를 상품으로 받았다.(그당시에는 어마어마한 가치였다.) 그녀가 가만 있을리 없었다. 그녀가 한번만 빌려달라고 졸라대기 시작했다. 우리는 매몰차게 외면 했던것 같다..아니 그중에서도 특히 내가 말렸다... 그녀에게 주지 말라고 했다. 아마도 사냥터 들구가서 날릴꺼라고.... 그리고 며칠동안 그녀의 모습이 안 보인거 같았는데 그녀의 소식이 들렸다. 바로 며칠전만 해도 내 옆자리에서 어둠을 하던 그녀가 죽었다는 거다... 난 정말 믿기지 않았는데 사실이었다..어둠 게시판은 온통 그녀의 이야기였고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는 글들로 가득했다. 그녀는 평소에도 어디가 아픈지 항상 약을 들고 다니며 병원도 다닌다고 했었다. 난 그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랍고 어찌해야 할지.... 평소에 그렇게 나와 친해지려 붙임성 있게 대했는데 나는 너무 냉정했고 그런 그녀를 오히려 경계 하기까지 했었다.. 그런 그녀가 한순간에 죽다니...내 자신이 너무 원망 스러웠다. 그까짓 복실이가 뭐길래 그녀가 죽기전에 그토록 가지고 싶어하던 것이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조금만더 잘해줄껄..하는 후회로 내자신이 너무 미웠다. 아직도 복실이 한번만 들어보자고 조르는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게임 아이템이 사람 목숨보다 소중할수는 없는데..나는 왜 그렇게 바보같은 짓을 했는지.... 난 왜 그렇게 못됬었는지....조금만 더 친절할껄..조금만 더 배려해줄껄.. 복실이던 이벤트옷이던 다 주고 말았을것을...난 철저하게 복실이 주인에게 그녀에게 절대로 복실이를 주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 내가본 그녀의 마지막 모습은 복실이 한번만 들어보게 해달라고 조르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