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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편지함
71 2001.04.27. 00:00

살면서..남들도 받앗을만큼의 편지를 받앗고 남들보단 조금 더 소중하게 작은 종이 쪽지까지도 차곡히 넣어둔 편지함이 내겐 잇다. 오래된 시간만큼이나 낡아버린 그 커피믹스 상자가 새집으로 이사온 방에 어울리지 않을듯 싶어, 10년만에 버릴건 버려야겟다 다짐하며 상자를 열엇다. 이미 상자속에 들어갈 양을 넘어서버린 편지들이 뚜껑을 열자 와르르 쏟아졌다. 과거에 갇혀 사는 내게 이미 추억은 포화상태에 이르럿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잇다. 늦은밤 스텐드 불 켜놓고 하나하나 읽어가며 버릴것을 추려낸다. 의미가 작은 편지부터 추려낸다. 잊어도 될만한 것들을 추려낸다... 후후..새삼 느꼇다. 사진첩 말고도, 책상을 빽빽히 메꾸는 내 일기장 말고도 내 살아온 날들을 볼수 잇는것이 또 잇구나.. 아직은 낯설은 그 방안에서 손에 쥔 편지로 하여금 과거의 여기저길 밤이 새도록 여행을 다녔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걸까.. 아직 무뎌지지 않은걸까.. 분명 접어야할 사실들임에도 내 손에 쥔 편지가 쓰레기통과 새로 마련한 박스사이에서 갈팡질팡 갈곳을 정하지 못햇다. 그 순간에도 나는 알고 잇엇다. 언젠가..시간이 오래 지난 어느 미래에. 이 모든 의미를 나는 깨끗이 잊어버릴것이란 사실을. 그때 더이상 나는 지금의 나를 기억하지 못할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