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이랑 PC방에 모여서 밤늦게까지 달리던 게임이 바로 ‘어둠의전설’이었습니다.
학교 끝나고 “오늘 사냥 어디서 할래?” 라는 말 한마디면 자연스럽게 모였고, 허름한 CRT 모니터 앞에 둘러앉아 같이 웃고 떠들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는 캐릭터를 키우는 일 자체가 제 하루의 가장 큰 목표였어요. 장비 하나 얻으려고 새벽까지 사냥하고, 레벨 1 오를 때마다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곤 했죠.
게임 속 마을과 배경 음악, 픽셀 하나하나가 제 학창시절 추억 그 자체라서, 어둠의전설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해주는 타임머신 같은 존재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바쁜 직장인이 되었지만,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접속해 캐릭터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하루 종일 복잡한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 차 있다가도, 익숙한 마을과 음악을 듣고, 예전처럼 몬스터를 사냥하다 보면 “아, 나 아직도 이 세계에 살고 있구나”라는 기분이 들어요.
어릴 때는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게임을 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제 자신을 다시 만나는 시간에 더 가깝습니다.
힘들 때마다 “그래도 나는 여기까지 왔다”는 걸 가장 잘 알고 있는 존재가, 현실의 나와 함께 여기까지 따라온 이 캐릭터거든요.
그래서 제가 어둠의전설을 사랑하는 이유는 단순히 ‘재밌어서’가 아니라,
제 인생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항상 이 게임이 옆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의 추억, 성장 과정, 그리고 지금의 일상까지. 제 캐릭터는 그 모든 시간을 함께 버텨온 작은 동료 같은 존재입니다.
앞으로도 현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겠지만, 어둠의전설 속 세계와 저의 캐릭터는 그 시절의 감성과 함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어둠의전설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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