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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펫 #14
334 2011.03.27.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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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펫에게 듣고있던 이야기는 대략,


헤어진뒤 한참을 연락이 없던 그 남자. 여자친구가 생겼으니 펫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은 그가, 어느날부터인가 다시 연락을 시작했다고한다.

아침이면, 일어났어? 밥 먹었어? 맛있는거 사 갈까? 부터 시작해서,

오늘은 뭐했어? 뭐하고 있어? 등등 그녀를 흔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놓곤 하는 말이, 나 여자친구 있지만 아직 사랑하는 건 너야. 그러니까 내가 이 여자

정리하고 너에게 빨리 돌아갈 수 있게 날 기다려줘.


라고 씨부려쌌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소리다. 펫은 아직 그 남잘 잊지 못하고 너무 사랑하고 있었고,

그 남자의 연락 한통 한통에 울고 웃는 그런 ㅂ.ㅅ이 되어 있었기에 아마도

그런 말도 안되는 씨부림이 통했으리라.


그 딴 말을 믿냐?


펫이 움찔한다.

난 눈꼬리가 살짝 쳐져 착한 인상을 갖고 있다고 주변에서 많이들 그러지만,

일단 화가나면 표정이 180도 바뀌어 누구나 흠칫하게 한다.

그 색기의 말도안되는 행동에, 내 사랑하는 펫이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고 나발이고

당장 달려가서 줘패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색기 지금 어딧냐? 죽여줄께.


그러자 펫은 눈물을 쓱쓱 훔치더니, 내 양 볼을 꼬집고 흔들며 실실 웃으며 말했다.


정신차려 이 친구야- 내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야, 지금 그 색기가 하는 행동이 쓰레기짓인 건 알지만

난 다른 사람이 그를 욕하는게 정말 슬프고 싫다구.

그냥 내 생에 정말로 사랑했던 남자. 그렇게만 남아있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더 이상 연락 안하고

이 마음 이 상태로 끝내려는데 자꾸 그 색기가 연락와서 힘든것 뿐이야.

내가 잘 참아내면 사랑했던 남자로 잘 지켜낼 수 있어.


욱- 했지만 참고 또 참았다.


그래 펫, 니가 잘 견뎌내면 너의 그 마음 지켜내고 상처도 아물거다.

하지만 그 남자가 널 계속 흔들고, 넌 계속 흔들린다면, 그 이쁜 마음 지키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만 알아라.


한번 한 정색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나 열받았으니 건들지마소 라는 포쓰를 풀풀 풍기며

펫과 소주를 계속해서 비우고 있었다.

그때였다.


위잉-


날 기다리는 해바라기 씨! 오늘은 하루 종일 뭐했나요?


참.. 문자도 ㅈ같이 보내네, 라고 내가 생각하는데, 펫은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이봐봐 이렇게 문자를 보내는데 내가 안흔들리겠냐고.

술먹은 김에 확실히 말해야겠다. 연락 그만하고 끄지라구.


그리고 그녀는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오빠 어디야?


응~ 나 밖이야, 내 생각하구 있었어?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정말 내 펫을 사랑하고 있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다정했다.

순간적으로, 이 색기 진짜 뭔 사정이 있어서 여자친구가 생긴건가? 정말 펫이 기다리길 진심으로

바라는건가? 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다정하고 또 사랑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오빠 나 잠깐 봐. 할 말있어.


펫은 굳은 얼굴로 말을 했다.

하지만 그 뒤에 그 폰에서 울리는 그 개색기의 말은 나의 분노가 폭발하여 눈깔이 빠질락말락하게

만들었다.


응, 근대 오빠 여자친구랑 있거든? 빨리 끊어, 할 말은 다음에 하고.


뚜-뚜-뚜.


그리고,

참. 뭐같은 인연이라는게. 바로 이런게 아닐까.


끼익-


어서오세요^^


친절한 종업원의 말.

무의식적으로 돌아본 입구.

그 곳에 다정하게 서로를 휘감고 들어오는 그 색기와, 그 색기의 여자친구.

나와 펫은 한참동안 할 말을 잃었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