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꿈
박청호
밀린 숙제처럼 성급하게 욕망을 분석하고 그녀가 보여준 지붕뿐인 몸 없는 집과 그녀는 긴장이 풀려 넘어진다
그곳은 한때 수몰되었다가
지금은 聖地 같은 흙더미에 불과했다
그녀는 아마도 거기
영혼의 집을 비워두고
왔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내 귀를 잡아끌고 달려나간다
미친 사람처럼 발가벗은
지워진 얼굴을 해갖구선.
그늘 있는 뜰이었을 빈터 위에 드러난
나무 뿌리와 처녀 같은 우물
“다행이야 아직 살아 있어”
우물 속에는 달이 잠들어 있다
어쩌면 추억보다 신화에 가까운 시간
슬프고 흰 얼굴을 담가두었으리라
흙더미에 그녀를 심고
비누 같은 발 위에 오줌을 눈다
내게 그녀는 죽음의 한 방식이었다
이제 막 생명나무는 불붙기 시작한다
그러나 운명이 또다시 바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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