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7년 전 어린아이의 순수함으로 하던 어둠의전설.. 그 중에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던 사람이 있었다.그의 아이디는 "리취도가"
그를 처음 본 건 뤼케시온 이었다. 그당시 인맥도 없이 채팅하는 재미에 어둠의전설을 하던 나는 그 때도 똑같이 어둠의전설을 켜 뤼케시온을 배회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를 지나쳐 간 선풍도복을 입은 무도가가 있었다. ( 그당시엔 선풍도복을 입은 무도가만 봐도 고수처럼 보였다.) 그 무도가의 아이디는 "리취도가"
그 때 나는 무슨 생각에서 였는지 리취도가에게
"혹시 나 알지 않어?"
질문을 하였고 (그당시엔 누군가를 사칭해서 도움이나 아이템을 받는 사기가 존재하기도 했었다.)
이 질문에 리취도가는
"혹시 oo이??"(A라고 칭하겠다.)
나는 바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어 맞어!! 무지 오랜만이다 그지?ㅎㅎ"" 대답하였고 리취도가 또한 반갑게 나를 맞이해 주었다. 허나 사칭사기를 통한 갈취보다는, 단지 친한 어둠의전설 고수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나는 단순히 그의 말동무가, 그 또한 나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그러다가 점점 가까워지며, 나에게 돈 500만원을 주며 턱시도를 사입으라고 했던 리취도가..(멀 원한건 아니였지만 기분은 좋았다..ㅎㅎ 그당시엔 턱시도만 입어도 즐거웠으니까..)
그렇게 서로의 벗이 되며 의지를 하던 중에 나는 북의우드랜드 14존에 홀로 호기심에 들어가보게 됐다. 거기서 발견한 것은 하나의 시체와 그 주위에 우글우글대는 유저들이었다-_- (그당시엔 죽으면 아이템이 바닥에 떨어졌고 일정시간지나면 먹을 수 있어서 먹자유저들도 꽤 있었다...ㅎㅎ) 나 또한 시체를 발견하고 오 저거 먹으면 개꿀 ㅎㅎ 하면서 주변을 배회하였다. 하지만 한 유저가 혼자 독식을 하려헀는지 몹을 주변에 몰아놨고.. 나 또한 마공을 맞고 죽어버리면서 유일하게 있던 나의 턱시도가 뮤레칸에게 헌납되었다..
그렇게 슬픔에 잠긴 나는 리취도가에게 위로라도 받고자 귓말을 하였다.
룡빛창고>리취도가: 리취야 ㅠ 나 14존에서 시체먹으러 들어갔다가 나도 **서 너가 사준 턱시도 날라갔어.. 흑흑 ㅠㅅㅠ (그당시를 잘 나타내기 위해 이모티콘을 조금 섞어씀...)
리취도가>룡빛창고:헉! 이런.. 어쩌다 그런일이ㅠ 너무 슬퍼하지말고..(토닥토닥)
그로부터 하루 후 리취도가로부터 귓말이 다시 왔다.
리취도가>룡빛창고: A야 서밀레스 OO으로 와바!!
나는 아무 생각없이 서밀레스 OO으로 갔고 거기서 리취도가는 갑자기 나에게 교환창을 걸었다.
교환창에 올라온 것은 토파즈슈트!!(당시 새로 출시- 서밀레스에서 700만원에 토파즈슈트를 판매하였다.)
나는 그렇게 토파즈슈트를 선물받았고 그렇게 그와 지속적으로 친하게 지내다가 어느 순간 리취도가는 접속을 하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17년전 그와의 단편적인 추억의 일부분이다.
어둠의전설을 하면서 한 번도 잊지 못하였던 유저였고, 추억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의심없이, 스스럼없이 나에게 잘해주기만 했으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생각하기도 한다. 그는 정말 나를 A로 알고 잘해준걸까? A가 아니라고 알면서도 잘해준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혹시나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제는 내가 도움을 주면서 그 당시를 얘기해보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