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를 핑계삼아 두서없이 글을 적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어둠의전설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다른 유저들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했다는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밀레스 리콜존만 가도 수다를 떠는 사람들. 장사를 하는 사람들.
뤼케시온과 운디네에선 항상 초성이벤트를 볼수 있었고.
각 써클별 사냥터에는 늘 팀을 구하는사람들이 있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딜가나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뭘 하든 재미있었습니다.
단순히 1써클 아이디를 키우기만 해도, 밀레스 던전이나 북의우드랜드같이 인기가 많은곳은
몹이 부족할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늘 동밀레스던전, 서의우드랜드를 갔던 기억이 나네요.
사람을 만나면 "하2"를 치는게 일상이었고, 항상 반가운 인사가 돌아왔던것 같습니다.
서버가 리붓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운디네 무기상점에서 바다의 금벨트를 사기위해
다같이 수다를 떨다가 접속이 종료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많이 갔는데 바다의금벨트를 단 한번도 사질 못했어요.
밀레스여관에는 항상 채팅족들이 붐볐습니다. 나중에 이 유저들을 비하하는 단어로
밀찔이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기억하시는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야배도 정말 재밌었죠. 지금처럼 정형화된 PVP가 아니라 싸움도 *밥싸움이 재밌다고
각자 개성이 다른케릭터로 투박하게 치고박아 더 기억에 남는것 같습니다.
전직자나 강해보이는사람은 못건드리면서, 나만 괴롭히는 유저에게 귓말로
왜 만만한사람만 때리냐며 호소했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네요.ㅋㅋ
지금에와서는 어둠의전설에 전사,도적과 같은 직업만이 존재한다면
옛날엔 정말 별에별 유저들이 많았던것 같아요.
예를들어 한푼 이득도 못보면서 짜장면을 3천원에 사냥터까지 배달해주던 사람.
지금 이런짓하면 컨셉충이라고 욕먹을텐데 그때는 그게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모르겠어요.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아무런 이득이 없는 행동이지만..
오히려 그렇게 순수히 게임을 즐길수 있었을때가 가장 그리운것도 사실이지 않나 싶습니다.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게임내에서 누군가를 좋아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믿었다가 배신당하기도 하고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울고, 웃을수 있었던 게임인것 같습니다.
개교기념일에 학교를 가지않아, 마을을 돌아다니던중 왜 학교에 안갔냐는 질문에
개교기념일이라 자랑하니 부럽다며. 자기도 다시 어릴때도 돌아가고 싶다고.
게임 재미있게 즐기라고 아이템을 선뜻 내어주던 유저분도 기억이 나네요.
비록 어린나이에 게임을 시작했지만 당시엔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것 같습니다.
다들 순수했기때문에 그랬던것 같네요.
그때 받았던 사람들의 배려를 알지 못했는데, 이제 내가 그 나이가 되니 알수 있는것 같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교복부터 벗으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들으며, 게임에 접속해 누가 들어와있는지부터
가장 먼저 확인하는것이 일상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은 어둠의전설이 아직도 존재하는것이 신기하다고 말하지만
저에겐 이 게임이 여전히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잘 되길 바라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처럼 순수하게 게임을 즐길수 없다는것은 잘 알지만,
그 순수했던 기억을 잃고싶지 않아 계속 이 게임을 기웃거리게 되는것 같네요.
욕도 많이했고, 실망도 많이 한 게임이지만
곧 망할거라는 이야기에도 꿋꿋히 서비스되고, 이렇게 소소한 이벤트라도 열리는것에대한
감사한 마음을 짧게나마 적어봅니다.
그냥 이 게임은 저에게 너무 특별했던것 같습니다..
끝으로
어둠의전설은 마치 놀이터와 같아서, 따로 약속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모이는
그런 장소였던것 같습니다.
각자의 연락처도 모르고, 따로보면 어색할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 공간내에선 다 비슷한 입장이 되었던..
그래서인지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늘 볼수있을거라고만 생각했던 인연들이 그립습니다.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부족한 시간인데 왜 그렇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어려웠는지.
당시에 함께 게임을 즐겨주던 형, 동생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추억팔이, 감성팔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