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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소설
2026.04.21. 00:43

001. 게임 속의 세상, 유리드

툭, 툭.

“이봐. 정신 차려. 괜찮아?”

어딘가 낯선, 그러나 이상하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눈을 떴다.

흐릿하던 시야가 서서히 또렷해지며, 가장 먼저 보인 건 하늘이었다.
푸르다 못해 비현실적으로 맑은 하늘.

그리고 그 위로—

띠링.

귓가를 스치는 맑은 종소리.

익숙한 소리였다.

너무나도.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 IP : 대한민국 / 송혁 ]
LV.1

STR 3 / INT 3 / WIS 3 / CON 3 / DEX 3

착용 장비 : 셔츠(D급)


“…미쳤네.”

입 밖으로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이건 게임이다.

내가 수없이 플레이하던, 그 게임.

하지만 동시에—

현실이었다.

“야.”

고개를 돌리자, 소녀 하나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짧은 갈색 머리, 또렷한 눈매.
어딘가 까칠해 보이는 표정.

그 순간.

또 한 번.

띠링.


[ 키티 ]
Lv. ?? / 프리스트


“…진짜네.”

“뭐가 진짜야.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키티는 한숨을 쉬며 내 팔을 붙잡았다.

“배멀미 그렇게 심하게 하더니, 아직도 이러네. 여기 어디인지 알아?”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항구.
배.
사람들.

그리고—

익숙하다.

너무 익숙하다.

“…뤼케시온.”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말이 튀어나왔다.

키티의 눈이 살짝 커졌다.

“기억은 나네? 그럼 일어나. 마이소시아 왔으면 움직여야지.”

마이소시아.

게임 속에서 수없이 보던 대륙의 이름.

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

이건 단순한 착각이 아니다.

나는 지금—

게임 속에 들어왔다.


■ 뤼케시온 광장

항구를 벗어나자, 넓은 광장이 나타났다.

이미 수백 명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앞.

은빛 갑옷을 입은 기사들.

로얄가드.

단번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압도적인 존재감.

나는 반사적으로 정보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 정보 확인 불가 : 레벨 차이 ]

“…역시.”

키티가 옆에서 중얼거렸다.

“저 사람들이 왕실 친위대야. 괜히 눈 마주치지 마.”

그때.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자주빛 갑옷.

단단한 체격.

“반갑다.”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광장을 울렸다.

“나는 투크투. 너희의 교관이다.”


[ 투크투 ]
마이소시아 중급기사


“지금부터 너희는 ‘그린 혼 학원’의 신입생이 된다.”

웅성거림이 퍼졌다.

투크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여기서 살아남는 자만이, 기사로서 인정받는다.”

그 말 한마디에—

공기가 바뀌었다.

“그리고.”

잠시 멈춘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수석 졸업자에게는—로얄가드 대장이 직접 스승이 된다.”

순간.

광장이 터졌다.

환호.

흥분.

그리고—

욕망.

나는 그 광경을 조용히 바라봤다.

“…재밌어지겠네.”


■ 그린 혼 학원

입학 절차는 간단했다.

번호가 붙고, 장비를 지급받고—

기숙사로 배치.

그게 끝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내일부터 훈련이다.”

투크투의 한마디.

그리고—

지옥이 시작됐다.


■ 기초 체력 훈련

“뛰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외침이 터졌다.

3km.

단순한 거리다.

하지만—

“헉… 헉…”

절반도 못 가서 쓰러지는 놈들이 속출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몸은 분명 평범하다.

아니—

오히려 약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감이 잡힌다.

호흡.

보폭.

리듬.

마치—

이미 수없이 해본 것처럼.

“…가자.”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렇게 달렸다.


오전.

목검 훈련.

허수아비를 치는 단순한 반복.

처음엔 어색했다.

하지만—

몇 번.

몇십 번.

몇백 번.

어느 순간.

툭.

손에 감각이 들어왔다.

그리고—

띠링.


[ 기본 공격 숙련도 상승 ]


“…온다.”

속도가 붙는다.

힘이 실린다.

동작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한계선.

그걸 넘어서는 순간.


[ 더블 어택 습득 ]
[ 트리플 어택 습득 ]


“하—”

숨이 거칠게 터져 나왔다.

손이 떨린다.

팔이 저리다.

하지만.

멈출 생각은 없었다.

나는 다시 목검을 들었다.


멀리서.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었다.

“흠.”

근육질의 남자.

기초 훈련 담당 교관—

아레스.

그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재밌는 놈이군.”